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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미리보기 ⑥]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양형석 기자]

지난 비시즌 동안 각종 언론과 배구팬들의 관심을 독차지한 팀은 단연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였다. 흥국생명은 국가대표 주전세터 이다영을 영입하면서 ‘슈퍼 쌍둥이’를 합체시켰고 지난 6월에는 ‘배구여제’ 김연경과 계약하면서 대한민국 여자배구 국가대표 주전 3명이 한 팀에 모인 ‘슈퍼팀’을 탄생시켰다. 프로출범 직전 장소연, 강혜미, 구민정이 뭉쳐 겨울리그 5연패를 달성했던 현대건설 이후 이렇게 화려한 멤버 구성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도저히 적수가 없을 것 같았던 흥국생명이 첫 실전이었던 지난 9월 컵대회 결승에서 GS칼텍스 KIXX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코트에서 상대보다 한 발 더 뛰고 동료들끼리는 더욱 힘차게 격려하자는 GS칼텍스의 이른바 ‘미친개 작전’이 흥국생명의 조직력에 균열을 일으킨 것이다. 1989년생 한수지를 제외한 멤버 전원이 1990년 이후에 태어난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GS칼텍스는 컵대회 이후 흥국생명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이렇게 흥국생명과 GS칼텍스가 배구팬들의 관심을 양분해 차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팀이 있다. 바로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였다. 비록 시즌이 조기종료되면서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은 얻지 못했지만 현대건설은 분명 지난 시즌 V리그 여자부 최고의 팀이었다. 정규리그 1위를 하고도 우승팀이라는 타이틀을 얻지 못했던 현대건설의 이번 시즌 목표도 당연히 ‘우승’이다.

외국인 선수 조기 교체에도 정규리그 1위 차지
▲ 매 시즌 MVP급 활약을 이어오던 양효진은 지난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한국배구연맹

2018-2019 시즌 외국인 선수 베키 페리가 기량 미달로 조기 퇴출된 현대건설은 대체 외국인 선수 밀라그로스 콜라(등록명 마야) 합류 이후 상승세를 탔지만 초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정규리그 5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이다영 세터를 중심으로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조직력이 잘 맞았고 정지윤이라는 신인왕도 배출했다. 현대건설에서 신인왕이 탄생한 것은 2008-2009 시즌의 염혜선(KGC인삼공사) 이후 10년 만이었다.

시즌 후반의 안정된 전력이라면 새 시즌에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판단한 이도희 감독은 외국인 선수 마야를 잔류시켰다. 그리고 FA시장에서 지난 두 시즌 동안 부쩍 성장한 윙스파이커 고예림을 영입했다. 고예림은 작년 컵대회에서 황민경과 레프트 콤비를 구성하며 맹활약했고 현대건설을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MVP에 선정됐다. FA시장에서 고예림을 영입했던 현대건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마야가 무릎부상으로 조기퇴출됐지만 2015-2016 시즌 득점왕 출신인 대체 외국인 선수 헤일리 스펠만이 긴 공백에도 팀에 잘 적응하며 마야의 자리를 메웠다. 결국 현대건설은 시즌 최종전이 된 GS칼텍스와의 ‘삼일절 매치’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현대건설이 정규리그 1위에 오른 것은 마지막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2010-2011 시즌 이후 무려 9년 만이었다.

국가대표 붙박이 주전 센터인 ‘거요미’ 양효진은 11시즌 연속 블로킹 1위에 올스타 팬투표에서도 단골로 1위를 차지하는 스타지만 유독 정규리그 MVP와는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양효진은 지난 시즌 득점 6위(429점, 국내선수 3위)와 공격성공률 1위(43.70%), 블로킹 1위(세트당 0.85개)에 오르며 데뷔 후 첫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사실 예년에 비해 양효진의 활약이 크게 두드러진 건 아니지만 MVP에 선정되기엔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신장이 크지 않아 블로킹에서는 다소 약점이 있지만 공격과 서브리시브에서는 팀에 없어서는 안될 큰 역할을 한 ‘레프트 듀오’ 황민경과 고예림의 활약도 돋보였다. 특히 고예림의 경우 이적 첫 시즌이었음에도 마치 현대건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것처럼 팀에 잘 녹아 들었다. 리베로 김연견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현대건설에서 황민경과 고예림의 활약이 없었다면 정규리그 1위는 상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새 외국인 거포 루소는 현대건설에게 ‘축복’이 될까
▲ 여자부에서 손 꼽히는 파워를 자랑하는 정지윤의 레프트 변신이 성공하면 현대건설은 더욱 위력적인 공격력을 갖출 수 있다.ⓒ 한국배구연맹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FA대어 이다영이 흥국생명으로 이적했다. 이다영은 염혜선 이적 후 지난 세 시즌 동안 거의 전 경기를 교체 없이 출전했을 정도로 팀 내 비중이 높은 세터였다.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닌 ‘가족’과 함께 뛰고 싶다며 이적을 선택한 이다영을 말릴 방법은 없었다. 대신 현대건설은 FA자격을 얻은 황민경과 옵션 포함 3억 원, 김연견 리베로와도 옵션 포함 2억 원에 계약을 체결하며 이다영 외 추가이탈을 막는데 집중했다.

이다영이라는 주요전력을 잃었음에도 현대건설이 이번 시즌을 자신하는 이유는 거물 외국인 선수 헬렌 루소 때문이다. 2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가 켈시 페인을 지명하하면서 현대건설에 입단한 루소는 벨기에, 스위스, 폴란드, 이탈리아, 터키 리그에서 활약했던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특히 지난 시즌엔 수준 높은 터키리그에서 득점 2위와 윙스파이커 부문 베스트7에 선정된 바 있어 V리그에서도 큰 활약이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주전세터 이나연을 영입했다. 이나연은 신장(173cm)은 크지 않지만 기업은행과 GS칼텍스를 오가며 주전세터로 많은 경험을 쌓았고 담력도 강한 편이다. 특히 이다영 세터를 키워낸 명세터 출신 이도희 감독을 만났고 현대건설에 뛰어난 중앙 공격수 자원이 많은 만큼 이나연에게는 현대건설 이적이 재도약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시즌 현대건설의 운명을 쥐는 선수는 정지윤이 될 확률이 높다. 이도희 감독은 사이드의 공격력을 높이고 블로킹이 좋은 이다현을 활용하기 위해 정지윤을 윙스파이커로 변신시킨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지윤은 윙스파이커로 활용하기엔 아직 서브리시브가 선배들(황민경, 고예림)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하다. 국가대표 센터로 활약하기엔 신장(180cm)이 아쉬운 정지윤이 날개 공격수로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역대 프로스포츠에서 전 시즌 1위 팀이 이토록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경우도 드물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현대건설은 주변의 불필요한 관심에서 벗어나 시즌준비에 몰두할 수 있었다. 사실 현대건설은 주전세터와 외국인 선수가 바뀐 것을 제외하면 지난 시즌 1위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번 시즌 현대건설을 흥국생명, GS칼텍스와 함께 우승후보로 분류해도 전혀 무리가 없는 이유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미리보기 ⑤]서울 GS칼텍스 KIXX

[양형석 기자]

프로 출범 후에도 투자에 인색하기로 유명했던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2014년 정대영과 이효희(도로공사 코치), 2016년 배유나, 2017년 박정아를 차례로 영입하며 순식간에 F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도로공사의 과감한 투자는 2017-2018 시즌 프로 출범 후 첫 통합우승이라는 결실로 돌아왔다. 도로공사가 팀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했던 요소는 비로 ‘투자’였던 셈이다.

반면에 2013-2014 시즌 2번째 챔프전 우승 이후 4시즌 연속 우승은커녕 봄 배구와도 인연이 없었던 GS칼텍스 KIXX는 여러 차례 투자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리빌딩’을 선택했다. 팀 내 이소영, 강소휘, 안혜진 등 재능 있는 유망주가 많다고 판단한 GS칼텍스는 과감한 투자보다는 유망주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면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그리고 그 기다림은 조금씩 열매를 맺고 있다.

2018-2019 시즌 5년 만에 봄 배구 진출에 성공한 GS칼텍스는 코로나19로 시즌이 조기 종료된 지난 시즌 승점 1점이 부족한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지난 컵대회에서는 ‘배구여제’ 김연경이 가세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를 꺾고 정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제 GS칼텍스는 경험이 쌓인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2013-2014 시즌 이후 7시즌 만에 정상도전에 나선다.승점 1점 차이로 아쉽게 놓친 정규리그 1위

▲  V리그 역대 최장신 선수 러츠는 신장 만큼 뛰어난 실력을 뽐내며 GS칼텍스를 이끌었다.
ⓒ 한국배구연맹

2018-2019 시즌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 알리오나 마르티니우크가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출전하지 못했음에도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도로공사와 3경기 연속 풀세트 접전을 벌이며 선전했다. 5년 만의 챔프전 진출은 아쉽게 무산됐지만 GS칼텍스로서는 ‘쌍포’ 이소영과 강소휘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GS칼텍스는 2019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많은 구단이 기량에 대한 우려를 보내던 206cm의 역대 최장신 외국인 선수 메레타 러츠를 지명했다. 물론 높이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러츠의 신장은 커다란 매력이지만 상대적으로 순발력과 스피드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러츠는 지난 시즌을 통해 자신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잘못됐는지 증명했다. 

지난 시즌 GS칼텍스가 치른 27경기에 모두 출전한 러츠는 득점(678점)과 공격성공률(41.39%) 2위, 블로킹 5위(세트당 0.63개)에 오르며 공수에서 GS칼텍스의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밝은 성격으로 동료들과 잘 어울리며 GS칼텍스의 팀 색깔에 금방 녹아 들었다. 실제로 스탠퍼드대에서 질병 역학 석사학위를 딴 러츠는 국내에 코로나19가 확산될 때도 크게 당황하지 않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한국에 머물렀다.

득점 8위(405점,국내선수4위)에 오르며 토종 에이스로 성장한 강소휘의 활약도 차상현 감독을 기쁘게 했다. 지난 시즌 1라운드에서 44.23%의 공격 성공률(1위)과 세트당 0.61개의 서브득점(1위)을 기록한 강소휘는 GS칼텍스의 1라운드 전승을 이끌며 데뷔 후 처음으로 라운드 MVP에 선정됐다. 시즌 종료 후에는 이재영(흥국생명)과 함께 레프트 부문 베스트7에 선정되며 V리그 정상급 공격수임을 또 한 번 인증 받았다.

GS칼텍스는 정규리그 1위를 굳힐 수 있었던 분기점이었던 지난 3월 1일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의 경기에서 0-3으로 패했고 GS칼텍스는 승점 1점 차이로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한국배구연맹은 그 경기를 끝으로 코로나19사태로 리그를 전면 중단했다. 결국 시즌 조기종료까지 결정되면서 GS칼텍스는 한끗 차이로 정규리그 1위 자리를 아쉽게 놓치고 말았다.GS칼텍스 세터진, 자랑이자 ‘불안요소’

▲  안혜진 세터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세터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 한국배구연맹

5위->4위->3위->2위. 지난 4시즌 동안 GS칼텍스의 순위 변화다. 매 시즌 한 단계씩 순위를 끌어 올리고 있는 GS칼텍스가 이런 추세대로라면 이번 시즌은 우승을 할 차례다. 팀 내 주축 선수들이 대거 FA자격을 얻은 다른 구단과 달리 GS칼텍스는 팀 내 FA가 중앙 공격수 문명화 한 명 밖에 없었고 문명화는 GS칼텍스와 연봉 8000만원에 재계약하며 잔류했다. 외국인 선수도 ‘당연히’ 이번 시즌에도 러츠와 함께 하기로 했다.

GS칼텍스는 지난 5월 도로공사와 2: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겉으로 보기엔 차상현 감독이 이효희의 은퇴로 세터 자리에 구멍이 생긴 절친 김종민 감독에게 이고은 세터를 ‘조공’한 트레이드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GS칼텍스 역시 6개 구단에서 가장 똘똘한 벤치자원으로 꼽히는 유서연과 세터 유망주 이원정을 데려왔기 때문에 결코 손해 본 트레이드가 아니다. 실제로 유서연은 지난 컵대회 4강전에서 교체선수로 투입돼 맹활약한 바 있다.

이고은 세터의 이적으로 인해 GS칼텍스의 세터진이 다소 약해진 것은 분명하다. 차상현 감독은 이번 시즌 안혜진과 이원정을 당일 컨디션과 상대에 따라 돌아가면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GS칼텍스는 주력으로 활약할 안혜진과 이원정 외에도 2년 차 이현과 전체 1순위 루키 김지원 등 유망주군도 풍부하다. 다만 젊다는 것은 가능성이 풍부하다는 의미와 경험이 적다는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GS칼텍스의 세터진은 팀의 자랑이자 불안요소다.

지난 시즌 블로킹 3위(세트당 0.66개)에 오른 한수지가 한 자리를 지킬 것이 매우 유력한 가운데 한수지의 파트너가 될 중앙 공격수 한 자리는 GS칼텍스의 고민거리다. 경험이 풍부한 김유리는 스피드에서 약점이 있고 높이가 좋은 문명화는 여전히 기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상현 감독은 윙스파이커와 센터로 동시에 활약할 수 있는 2년 차 권민지의 성장에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컵대회에서 GS칼텍스가 ‘거함’ 흥국생명을 침몰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러츠-강소휘-이소영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의 적절한 공격분담 덕분이었다. 주전들의 부상이 없다는 전제 하에 기량이 무르익은 삼각편대와 풍부한 벤치 자원들만 적절히 활용해도 GS칼텍스는 이번 시즌 충분히 상위권에 머무를 수 있는 전력을 가지고 있다. 많은 배구팬들이 GS칼텍스를 흥국생명의 가장 위협적인 대항마로 분류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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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판석 기자] 그룹 슈퍼주니어를 탈퇴한 강인이 확 달라진 근황을 공개했다.강인은 15일 자신의 SNS에 한 장의 셀카를 게시했다.강인은 사진 속에서 제대로 깎지 않은 수염과 홀쭉해진 얼굴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턱 뿐만 아니라 뺨에도 살이 없는 모습으로 훌쩍 나이가 든 모습이었다.강인은 지난해 7월 슈퍼주니어에서 탈퇴했다. 당시 강인은 “오랜 시간 함께했던 슈퍼주니어란 이름을 놓으려 한다”라며”멤버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 뿐이었다. 끝까지 끝까지 배려해 준 멤버들과 회사 식구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탈퇴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던 강인은 지난 2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을 하면서 근황을 전했다. /pps2014@osen.co.kr

녹음차 최근 귀국..”탐욕이 팬더믹 빚어, 고통 받아들이고 고쳐야”

마지막 앨범 준비하는 한대수 [원춘호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마지막 앨범 준비하는 한대수 [원춘호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이은정 기자 = 한대수(72)가 사는 뉴욕은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최대 진원지였다. 문화의 첨단이 꽃피던 도시에 감염병이 창궐하며 시신 보관 시설까지 부족한 지경이 됐다.

그 속에서 한대수는 곡을 썼다. 제목은 ‘페인 페인 페인'(pain pain pain). 곡이 시작하자마자 특유의 끓어오르는 탁성으로 아홉 번 고통(pain)을 외친다.

포크록 거장의 단말마 외침 속에 세상이 겪는 고통이 날것으로 펄떡이는 것만 같다. 그의 마지막 앨범 타이틀곡이 될 노래다.

앨범 녹음을 위해 지난달 서울로 날아온 한대수를 최근 송파구에서 만났을 때 그는 “72세 할아버지가 코로나바이러스 뚫고 왔다고 스튜어디스가 깜짝 놀라더라”며 “크하하∼” 웃었다.

1968년 미국에서 귀국해 무교동 음악감상실 쎄시봉 무대를 밟은 지 벌써 반세기. “뮤지션은 남는 게 앨범뿐”이라고 말해 온 그다. 마지막 앨범이라고 결심한 이유는 뭘까.

마지막 앨범 준비하는 한대수 [원춘호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마지막 앨범 준비하는 한대수 [원춘호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물리적, 육체적으로 안 되니 마지막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작년에 미국에서 폐에 문제가 생겨 응급실에 두 번 갔어요. 목 상태도 예전 같지 않고. (호탕하게 웃으며) 그런데 인생이 괴로워서 신곡이 또 나오더라고요. 지금 아니면 녹음을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환갑에 시작된 아빠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는 딸 양호(13)가 서울과 뉴욕에서 자라며 빨리 성숙해 “10대의 반항이 시작된 것 같다”며 “내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한대수가 녹음실에 들어간 건 2016년 14집 ‘크렘 드 라 크렘'(CREME DE LA CREME) 이후 4년 만이다. 그는 “나 자신도 상상치 못하게 노래가 잘 나온다. 100% 만족은 없지만, 마지막 앨범치고 양호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곡은 5곡 실린다. 미국에서 들고 온 ‘페인 페인 페인’과 ‘머니 허니'(money honey), 서울 도착 후 자가격리를 하며 쓴 재즈풍 발라드 ‘멕시칸 와이프'(mexican wife) 등이다.

블루스 록 ‘페인 페인 페인’은 “팬더믹을 낳은 우리의 탐욕과 이기적인 행동으로 빚어진 고통과 슬픔을 이야기하는 곡”이다. 앨범의 메인 테마도 ‘희생 없이는 목적을 이룰 수 없다’는 것.

뉴욕의 한대수 [정영헌 뉴욕시립대학교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의 한대수 [정영헌 뉴욕시립대학교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대수는 2004년 한국에 정착해 12년간 신촌에서 살다가 딸에게 자유로운 교육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 2016년 다시 뉴욕으로 이주했다. 그러나 “방문할 땐 즐겁지만 사는 건 고통, 지옥”인 뉴욕에서 겪은 코로나19 봉쇄는 유난히 혹독했다.

그는 “아침 일곱 시에 나오니 슈퍼마켓은 줄을 한 시간 반씩 서더라”며 “교회와 구세군 등에서 음식을 나눠주기도 했다”고 했다.

“제가 그렇게 사랑하고, 문화를 흡수하고, 존경하고 좋아하던 뉴욕 시티가 그렇게 (코로나19로) 망가지니까. 사람들이 다 고통을 받았어요. 미국의 유명 팝스타들이 모두 ‘희망을 가지자, 우리는 이겨낸다’고 해요. 저도 같은 음악가지만 그저 희망을 가지고 극복 하자기엔 힘든 상황처럼 보였어요. 양호 같은 어린 세대들에게 미안해요. 고통을 고통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앞으로 고치자는 의미에서 만든 곡이죠.”

프로듀서 이우창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코로나19로 음악인을 비롯한 예술가가 모두 힘든데, (한대수가) 모두를 위로할 곡을 만들어 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기타리스트 한상원, 베이시스트 모그, 재즈 드러머 최요셉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뉴욕의 한대수 [정영헌 뉴욕시립대학교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의 한대수 [정영헌 뉴욕시립대학교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다른 신곡 ‘푸른 하늘’은 무려 49년 전인 1971년 썼던 곡을 다시 꺼내 들었다. 한대수는 “아깝더라. 녹음할 기회가 없었다”며 “마지막 앨범에 넣고 싶었다”고 전했다.

동요 같은 멜로디에 가사도 예쁜 시 같다. ‘사랑, 사랑은 위대해 / 창밖에 고요히 내린 하얀 눈∼’

“군대 가기 직전에 쓴 곡이에요. 1971년 해군에 입대해 구축함에서 복무했는데 그때 애인이 제 만류에도 3년을 기다렸죠. 사랑은 위대하단 생각이 들었죠.”

이 곡에서 한대수와 함께 기타를 연주한 일본인 기타리스트 하타 슈지는 한대수가 18세 때 쓴 1집 수록곡 ‘바람과 나'(1974)도 기타 솔로로 풀어냈다. 2014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한대수 트리뷰트 공연 ‘히피의 밤’과 2015년 LG아트센터에서 열린 한대수 40주년 앨범 기념공연 등으로 인연을 이어왔다.

한대수와 일본인 기타리스트 하타 슈지가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 [하타 슈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대수와 일본인 기타리스트 하타 슈지가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 [하타 슈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바람과 나’는 한대수가 미국에서 실종됐다가 17살에 재회한 아버지, 아버지의 이탈리아인 부인과 함께 뉴욕 롱아일랜드에 살던 시절 쓴 곡. 소년 한대수의 외로움이 스며 있다.

“영국 시인 퍼시 비시 셸리의 시 ‘서풍에 부치는 노래’를 읽고서 영감을 받았죠. 어떻게 인간이 바람에 대한 시를 쓸 수 있나. 한국을 생각하고 나를 떠올리니 허무한 인생 같았어요. 난 뭔가 안착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지금도 아니죠. 남의 집에 살고 있으니. 크하하∼.”

리메이크는 ‘바람과 나’ 외에도 ‘물 좀 주소’, ‘행복의 나라’, ‘하루아침’ 등 4곡이 담긴다.

유신시대 숱한 젊은이들의 목마름과 공명했던 1집 수록곡 ‘물 좀 주소’는 싱어송라이터 최고은이 다시 부른다. 이현도와 밴드 블랙홀이 ‘물 좀 주소’를 부른 적이 있지만 여성 뮤지션이 리메이크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대수는 “이번에 참여하는 음악인들, 밴드 멤버, 프로듀서 같은 훌륭한 이들을 뉴욕에서도 찾기 어렵다”며 “앨범 발매는 11월 중순쯤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히피 문화의 선구자’ ‘한국 최초의 싱어송라이터’로 불리는 한대수의 등장은 1960∼70년대 한국 대중음악에 일대 파격을 선사하며 지워지지 않을 획을 그었다. 이후 흘러온 음악 인생 반세기는 한대수 자신에게는 어떤 의미였을까.파워볼

스스로를 ‘고시원 로커’, ‘로큰롤 할배’라고 칭하는 그는 “내 반세기는 고통 고통 고통이었다”며 또 “크하하” 웃었다. “남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서, 나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서 끝없는 노력을 하는데 90%가 실패하죠. 그러니 고통 고통 고통이죠.”

마지막 앨범 준비하는 한대수 [원춘호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마지막 앨범 준비하는 한대수 [원춘호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가로도 활동해온 그는 “1950∼60년대 한국, 1960∼70년대 뉴욕에서 찍은 200만장의 네거티브 필름을 갖고 있다”며 “음악 작업은 마지막 앨범으로 끝내고 뉴욕에 돌아가면 그간 찍어둔 사진 작업을 천천히 하려 한다”고 말했다.

제 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

서욱(왼쪽)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 참석해 국민 의례를 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서욱(왼쪽)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 참석해 국민 의례를 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우려에도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어렵게 마주앉은 한미 국방장관이 크게 충돌했다. 방위비 분담 등을 둘러싼 미국의 불만이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 성명에 고스란히 담겨 한미 군 당국간 균열이 전례 없이 노출된 것이다. 특히 서욱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공동 기자회견도 미측 요구로 돌연 취소돼 홀대 논란도 빚어지는 상황이다. 임기 연장 여부가 불투명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누적된 불만을 표출하면서 한국에 대한 청구서를 무차별적으로 쏟아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승겸(왼쪽부터) 신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최병혁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이 23일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에서 열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이취임식에서 열병하고 있다. 뉴스1
김승겸(왼쪽부터) 신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최병혁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이 23일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에서 열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이취임식에서 열병하고 있다. 뉴스1

방위비 증액 못하면 주한미군 철수? … 12년 만에 빠진 ‘주한미군 유지조항’

에스퍼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부터 방위비 증액을 압박했다. “방위비 부담이 미국 납세자들에게 불공평하게 떨어져선 안 된다”며 “우리는 한반도에 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보장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합의에 이를 필요성에 모두 동의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방위비를 올리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날 공동성명에는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언급마저 빠졌다. 2008년 한미가 ‘주한 미군을 2만8,500명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합의한 이후 매년 공동성명에 담겼던 ‘주한미군 유지 조항’ 문구가 12년 만에 빠진 것이다.파워볼실시간

주한미군 주둔에 필요한 경비 가운데 한국의 부담액을 결정하는 제11차 SMA 협상은 지난해 9월 시작됐지만, 현재까지 진전이 없다. 지난 3월 말 현행 분담금(1조389억원)에서 13% 인상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로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5배 인상안’을 제시했었다.

서욱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국방부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하기 위해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국방부 제공
서욱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국방부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하기 위해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국방부 제공

‘전작권 전환’ 멀어지고 ‘무기구매 압박’은 세지고

우리의 최대 관심사였던 전작권 전환은 ‘빈 손’이었다. 서 장관은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조기에 구비해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체제를 빈틈 없이 준비하자”고 했지만 에스퍼 장관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모든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을 한국이 충족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공동성명에도 “상호 합의된 조건을 충분히 충족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코로나19로 올해 하지 못한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의 구체적 시기도 성명에 담지 못했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 훈련은 1단계인 기본운용능력(IOC), 2단계 FOC,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 (FMC)으로 나뉜다. FOC에 대한 구체적 일정을 정하지 못하면서 ‘문재인 정부 임기’ 내는 물론, 정부가 국정과제 목표로 내세운 ‘조속한 시일 내’ 전환도 불투명해졌다.

미국은 대신 전작권 전환의 조건 달성을 위해선 한국이 미국산 무기를 더 많이 구매해야 한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공동성명에 “에스퍼 장관은 보완능력의 제공을 공약하면서 구체적 소요 능력(목록) 및 (파견) 기간 결정에 있어 한국의 획득계획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명시한 것이다. ‘보완 능력’은 전작권 전환 후에도 한국군이 갖추지 못한 군사역량을 미군이 제공하는 것으로, 정찰능력ㆍ장거리 폭력 능력ㆍ미사일 방어능력을 보완할 미국산 무기를 한국이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욱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서욱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美, 중국 견제 위해 한국군 동참 압박

미국이 내민 청구서에는 한국군의 반중 전선 동참도 포함됐다. 예컨대 성명에 포함된 “에스퍼 장관이 2016 위기관리 합의각서를 최신화해야할 필요성에 주목했다”는 언급이 중국 견제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해석이다. 연합위기관리 대응지침을 규정한 ‘2016 위기관리 합의각서’에는 위기관리 범위를 ‘한반도 유사시’로 정했는데, 미측은 최근 ‘미국의 유사시’로 확대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유사시’로 범위가 확대될 경우, 남중국해를 비롯한 미국의 군사작전에 한국군을 파병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

한미는 이날 성명에서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키기 위해 한미일 안보회의를 포함,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했는데, 이 역시 미국의 ‘대중국 견제’ 일환으로 풀이된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오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과 시설을 살펴볼 당시 모습. 국방부 제공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오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과 시설을 살펴볼 당시 모습. 국방부 제공

유엔사 역할ㆍ훈련환경 보장 등 美 누적된 불만도 담겨

한미는 이날 성명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기지의 영구기지화 △유엔군사령부 역할과 위상 강조 △주한미군 훈련 여건 보장 등도 담았다. 미측의 누적된 불만에 대한 일종의 개선사항으로 볼 수 있다.실시간파워볼

공동성명에서 ‘성주 기지 사드포대의 안정적 주둔 여건을 마련하기 장기적 계획을 구축하기로 했다’는 대목은 사드가 시민단체의 반대로 임시기지로 머무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일각에서 “유엔사는 족보가 없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유엔사 위상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에스퍼 장관은 “유엔사가 한반도에서의 정전협정을 이행하고 신뢰구축 조치를 실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했고 서 장관 역시 “정전협정과 유엔안보리결의안에 의거 유엔사에 부여된 권한과 책임을 지지한다”고 했다. 한미는 또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훈련 여건이 강력한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필수적”이라며 주한미군 훈련 여건 보장을 위해 소통과 협력을 해나가기로 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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